정보

직감적인 의사결정의 힘

latibule 2022. 4. 4. 19:54

 

 

"직관"은 종종 의사결정의 핵심으로 칭송된다.

나도 직관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이 선택이, 이 길이 옳다고 생각이 들고 근거없는 확신이 드는데,

그것이 맞는지 아닌지는 선택 후 결과를 보면서 검증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나 직감을 따라야 할까, 아니면 상황이 더 복잡할까?!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의 원천을 묻는 질문에 망설임이 없었다.

그는 1929년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직감과 영감을 믿습니다. 가끔은 내가 옳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는 그러한 본능을 믿고 나중에 검증하는 편이 애초에 즉시 무시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도 덧붙였다.


이런 태도는 코코 샤넬의 전략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Fashion is in the air, born upon the wind. One intuits it"

(패션은 공중에 있고 바람에서 만들어진다. 누구나 직감할 수 있다)

 

우리는 비슷한 감각을 경험한다.

 새 아파트를 보거나, 새로운 직업을 고민하거나, 누군가의 정직함을 판단할 때

왜 그런지 논리적으로 또렷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건 맞다/아니다"라는 예감이 들 때가 있다.


이 본능을 신비로운 '육감'으로 보고 싶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직관을 설명하기 위해 초자연적인 힘을 끌어올 필요는 없다.

지난 20년 동안 심리학과 신경과학은 직관의 원천과, 우리 삶에서 직관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큰 진전을 이뤘다.

그 과정에서, 연구자들은 직관이 우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가능성 높은 상황과, 반대로 오히려 잘못된 길로 데려갈 수 있는 순간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이는 우리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지식이기에, 글로 남긴다.

 

 



육체 속의 정신(the mind in the body)


직관에 대한 과학적 이해는 'IOWA Gambling Test'(IGT)로 알려진 실험실 과제에서 중요한 단서를 얻었다.


참가자는 컴퓨터 화면에서 4장의 카드 더미를 본다.

 카드를 한장 뒤집을 때마다, 금전적인 보상이나 벌칙을 받는다.

이 중 두 더미는 보상이 큰 대신 벌칙도 커서, 반복할수록 결국 손실이 누적되는 경향이 있다.

나머지 두 더미는 보상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벌칙도 자아 더 '안전한' 선택이 된다.


처음에는 어떤 더미가 유리한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약 40회 정도 반복하면 많은 참가자들이 이 "어느 더미가 더 나은지"를 설명하지 못하면서도, 어렴풋이 감을 잡기 시작한다.

의식적으로 이유를 말하긴 어려워도, 무의식이 승패의 패턴을 학습한듯 보인다.

 

더 흥미로운 점은, 성과가 좋아지기 전에 생리학적 변화가 먼저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참가자들이 위험한 더미 쪽으로 손을 뻗으려고 할 때, 심박증가나 피부 땀 반응 같은 미세한 스트레스 신호가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변화는 '체세포 표지(somatic markers)'로 불리며, 잘못된 선택을 막는 경고 역할을 한다.

우리가 "뭔가 찜찜한데..."라고 느끼는 직감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런 직관의 신호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현실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일부 신경학적 환자들은 체세포 마커를 만들기 어렵다.

 그들은 선택상황에서 '분석 마비'에 빠지거나, 결정을 내려도 위험신호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다.

예컨대, 터무니없는 사업제안에 전재산을 투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반면 건강한 사람들은 같은 제안을 보며 강한 불신 본능을 느끼곤 한다.

 


 

복잡한 정보 앞에서 직관이 강해지는 순간

 

직감적 의사결정은 복잡한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해야 할 때 특히 유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의식이 모든 정보를 논리적으로 정리하려고 애쓰기보다는, 무의식이 핵심을 압축해 "요지"를 만들도록 잠시 시간을 주는 편이 더 나을 때가 있다.


한 실험에서 연구원들은 참가자들에게 여러 아파트의 장황한 정보를 제시했다.

첫인상을 형성한 뒤, 일부 참가자들은 최종 선택 전에 옵션을 "의식적으로" 꼼꼼히 따져보도록 요청받았다.

다른 참가자들은 아나그램(Anagram)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이는 아파트 정보를 분석적으로 되새기는 것을 막기위한 조치였다.

 

놀랍게도 결과는 의외였다.

더 신중하게 생각한 참가자들이 오히려 객관적으로 더 매력적인 특징이 많은 아파트를 고를 가능성이 낮았다.

분석하려는 시도가 판단을 흐리게 만들면서 덜 바람직한 선택으로 이어진 것이다.

반면에 아나그램에 집중하느라 깊이 고민하지 못했던 참가자들은

처음 형성된 직관적 인상에 기대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일부 연구는 "첫인상을 즉시 따르라"고 말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결정을 잠깐 미루는 것이 더 유리한 경우도 있다.

 남프랑스의 Aix-Marseille 대학 인지심리학자인 Marlene Abadie는 이런 '짧은 지연'이 무의식이 복잡한 정보에서 핵심요지를 뽑아내도록 도와, 직관 판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기능과 옵션이 너무 많은 소비자 제품(휴대폰, 컴퓨터, TV, 소파, 냉장고, 오븐 등) 중 하나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다.

쇼핑 중에 잠시 커피를 마시거나, 잡지를 훑는 등 다른 활동으로 머리를 식힌뒤 결정을 내리는 전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감정지능(Emotional Intelligence)과 직관의 "품질"

최근 연구는 직관의 '질'이 개인의 전반적인 "감정지능(EI)"과 관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EI를 높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직관적인 의사결정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심리학자들은 보통 얼굴 표정에서 감정을 읽는 능력, 상황에 따라 타인의 기분 변화를 예측하는 능력 등을 묻는 질문으로 감정지능을 평가한다.


워싱턴 DC의 조지타운 대학 경영학 조교수 Jeremy Yip은 참가자의 EI점수와 IGT수행을 비교했다.

많은 참가자는 "나쁜 더미" 를 고르려 할 때 스트레스 반응이 커지지만, 감정 감응도가 낮은 사람들은 자신의 신체 신호를 계속 잘못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EI가 낮은 참가자들에게는 오히려 큰 각성(흥분/긴장)이 위험 신호가 아니라

"끌림"처럼 작동해, 장기적으로 손해가 되는 선택을 반복하도록 부추긴 것이다.

마치 경고등을 경고로 읽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행히 EI는 훈련될 수 있따.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Anna Alkozei는 감정이 어떻게 지각될 수 있는지, 생리적 각성이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더 신중히 성찰할 수 있도록 돕는 온라인 코스를 설계했다.

주 2회, 3주간 수강한 참가다즏릉 EI테스트 점수가 유의미하게 향상되었고, 이는 IGT수행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반면에 통제집단((대신 환경 관련 온라인 코스를 수강)은 이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직관을 미세 조정하고 싶다면

 


직관을 더 잘 활용하고 싶다면, 우선 자신의 감정에 더 세밀하게 접근하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

지금 내가 정확히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그 감정의 근원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진짜 신호"를 받고 있는 순간과, 잡음(불안, 흥분, 피로 등)에 흔들리는 신호를 구별하기가 더 쉬워질 수 있다.

직감은 결코 절대적으로 안전한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연습과 성찰을 통해, 중요한 순간에 믿을 만한 지침이 될 수도 있다.

 

반응형